해든이와 해리 (Hayden & 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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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미국의 협동조합 보육원에 다니는 해든이

해든해리 2012. 11. 29. 07:20

우선 거창하게 미국이라고 썼지만 솔직히 난 다른 지역은 모른다. 그냥 우리동네 얘기지만 다른 곳도 비슷할 것 같다. 그리고 Cooperative nursery school을 한국어로 뭐라고 할 지 몰라서 '협동조합 보육원'라고 썼다. 어쩌면 생협 유치원? 협동조합 어린이집? 뭐 이렇게 부를지도 모르겠다. 


해든이가 만 2살 반이 되면서 다니는 곳은 사는 곳 근처의 파인 그루브('Pine Grove Cooperative Nursery School') 이라는 곳이다. 주변에서 가장 싼 곳이기도 하다. 주변에 몬테소리를 비롯한 여러 보육원(Nursery School)이 있는데 종일 반을 보내려면 대략 한달에 1000불 가까이 든다. 종일반이 아닌 주 3일이라던가 오전반만 혹은 오후반만 이렇게 선택하면 수업료가 줄어드는데 그럴경우 600~800불 정도로 내려가기는 한다.


그렇다 비싸다!


파인 그루브의 경우 학교 프로그램에 협력(co-work)을 하면 1/5 이하로 수업료를 낮출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보통 다른 곳처럼 돈을 낸다.

최소 옵션?으로 하면 (주 2~3회 오전반) 100불대도 가능하다. 이렇게 수업료가 싼 이유는 (뭐 시설이 그렇게 좋지 않아서 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협동조합이기 때문이고 지역사회에서 지원을 받으며 위에서 언급한 학부모 협력 프로그램으로 인권비 등을 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근처 주립대 유학생 가정한테는 장학금 명목으로 등록금의 일부를 감면해준다.


특징은 다음과 같다.


  • - 보육원의 운영진 모두가 실제 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부모이다. 특별히 누가 주인이라는 느낌이 없고 공동체란 느낌이 강하다.
  • - 부모 중 한명은 두달에 한번 보육원의 운영과 발전에 관한 미팅에 참여한다.(주로 밤시간에 아빠가) 이때 분기 혹은 학기 예산과 사용내역이 모두 공개된다.
  • - 부모 중 한명은 한달에 두번 수업에 참여해서 선생님을 도와준다.(주로 엄마가) 간단한 청소, 간식배급, 화장실 이용 도와주기 등등을 한다.
  • - 부모 중 한명은 한 학기에 한번 대청소에 참여한다. (역시 힘쓰는 것은 아빠가) 아무래도 우리 아이들이 쓰는 물건들이라 정성스럽게 닦는다.
  • - 그리고 이번 학기 부터 생겼는데 한달에 한번 아이들 간식을 돌아가면서 준비한다. (역시 엄마가...그리고 무척 귀찮아 합니다)


서로 협동을 해서 일하기 때문에 인권비가 절약된다. (엄마는 대신 힘이 듭니다.). 보통 클래스당 선생님 한분, 도와주는 학부보 2명, 참관 학생 2명 (근처 주립대학 보육학과 학생이 실습을 한다는데... 문자질만 하고 간다고 불만입니다. ^^;;) 이렇게 5명 정도가 10명 안팍의 학생을 관리하게 된다.


제공한 예산과 사용내역을 보니까 정말 세밀한 것 까지 볼 수 있다. 그리고 학부모 한테 받는 등록금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학교 예산을 늘릴 수 있는 여러가지 행사/방법을 도모한다. 그리고 미국답게 기부금에도 많이 의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출내역을 보면 보육학교 건물세가 상당히 저렴하던데 아마 정부나 주변 교육단체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만 2-3세 반 다니는 해든이


ㄴ오픈 클래스에 꼽사리 낀 동생 해리



물론 비싼 학교는 당연히 시설이 더 좋고 엄마가 편하며 급식도 좋다(실제로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프로그램 또한 다양하다. 양질의 아카데믹 프로그램과 관리 프로그램을 갖고 있던데 만2세가 무슨 학습 프로그램이냐 싶다. 만약 지금 다니는 파인 그루브가 그랬다면 안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랬다면 해든이도 매일 학교 가겠다고 조르지도 않을 것같다.

학교 측에서도 자기네는 학습을 위한 보육원이 아닌 사회성을 위한 보육원이라 밝히고 있다.


한국에서 사교육 문제, 보육문제가 심하다던데 이런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쪽 전공도 아니고 실제로 복잡한 행정, 다른 문화, 맞벌이 부모의 어쩔 수 없는 참여 불가 등등 문제가 있겠지만 이런 협동조합 보육원이란 것에 더 주목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