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든이와 해리 (Hayden & 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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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필라델피아 뮤지엄 오브 아트 (Philadelphia Museum of Art)

해든해리 2012. 3. 8. 08:25
지난 가을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가하면서 가족들을 데리고 갔다. 마침 호텔이 '필라델피아 뮤지엄 오브 아트'랑 가까워서 유모차를 이끌고 걸어갔다 왔다. 오는 길에 비가 조금 내렸지만 재밌었는지 체력이 약한 애기 엄마도 기분이 좋아보였다.

처음 필라델피아 뮤지엄에 갔던 것은 결혼 전이었다. 이젠 아내도 있고 아이도 둘까지 데리고 가니 감회가 새로왔다. 아내는 미술관, 박물관을 참 좋아하고 해든이도 뭐가 신이 났는지 피카소 그림앞에서 춤을 추곤 했다.

피카소의 누드화 앞에서 춤을 추는 해든이. 저 나이(17개월) 때 피카소 그림을 보다니 행운인 줄 알아라!!! 

입체파(Cubism)세션에서 그림들을 보더니 뭐가 그리 신이 났는지 춤추고 박수치고...

내 경우 미술이라면 중학교 때 미술부 였다는 것 밖에 없지만 고등학교 때도 미술에 관심이 많았었다. 학업에 방해된다고 미술부에 못들어간 것이 아쉬워서 그랬는지 당시 하이탑이란 미술 참고서를 국영수 교과서처럼 보고 또보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작은 참고서의 그림만 보다가 필라델피아 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구겐하임 미술관 등등을 갔을 때 커다란 캔버스(물론 어떤 것은 생각보다 작았지만)에 담겨진 진품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모네의 '일본식 다리'따윈(?) 관심없다는 해든이와 해리...어찌...


그 유명한 고흐의 해바라기도 무시하고 왔다갔다 노는 것이 더 좋다는 해든이


'무어인 족장'... 나도 해든이도 빨아들이는 강렬함이 있었다.






필라델피아 뮤지엄 정문 계단은 영화 록키에서 실버스타 스텔론이 운동하는 유명한 장면의 배경이었는데... 계단이 생각보다 너무 짧었다.
'별로 뛰지도 않고 X폼은 다 잡았군'이란 생각이 들었었다. 이번에 다시 보니 계단 옆에 아예 록키 동상이 있고 사진찍는 관광객들로 인기가 최고다. 나도 찍었다. -,.-

여하튼 아내와 아이들이 한국에 갔다 오면 다시 가고 싶다. 요즘도 문뜩문뜩 그 때 생각이 난다. 아이들 터치 뮤지엄, 자연사 박물관 등등도 학회기간 동안 들렸었는데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아트 뮤지엄이다.

뭐 교육이 미술관에서 시작된다는 프랑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여기에서 거장들의 명품들을 직접보고 느끼면서 자라는 아이들이 부럽다. 난 교과서로 꿈만 꾸었었는데 말이다...